화이트 인테리어, 그 안에 숨겨진 미묘한 컬러의 균형

성복동A아파트, 화이트 톤앤매너를 설계하다

성복동A아파트의 주방은 그 미세한 컬러를 세밀하게 조율해 완성된 공간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컬러를 선택하고, 가전과 마감재의 미묘한 톤을 맞췄을까요? 그 설계 과정을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미세한 결을 맞추는 마감재 조합

 

밝은 톤앤매너의 현장을 흔히 ‘화이트’인테리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여기서의 ‘화이트’는 결코 하나의 색이 아닙니다. ‘화이트톤 주방’이라 해도 그 안에는 수많은 그레이와 아이보리, 베이지의 언더톤이 섞여 있습니다.

먼저 공간의 가장 큰 면을 차지하는 벽과 바닥부터 보실까요? 공용부의 벽면은 벽지와 필름의 두가지 재료를 사용하면서 하나의 톤으로 읽히도록 설계했습니다. 두 마감재는 서로 다른 소재이지만 미색에 가까운 웜 베이지 톤을 최대한 유사하게 맞춰 조명이 닿을 때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조율했습니다.

· [마루] 구정마루 : 마뷸러스 듀스 - 웜 브라이트
· [벽지] 신한벽지 / 스케치 - 15105-2
· [필름] 한솔홈데코 / 포그그레이

바닥은 전체 톤앤매너의 기반이 되는 요소였습니다. 이 집에는 구정마루의 타일마루 ‘마뷸러스’를 선택했습니다. 마뷸러스 타일마루는 겉보기에는 석재 타일처럼 정제된 질감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는 마루의 따뜻한 감촉과 내구성을 겸비한 소재입니다. 밝은 마루의 컬러는 웜톤의 밝은 미색의 주방과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주방의 기본 팔레트는 밝은 미색입니다. 동일한 색 안에서도 재료의 질감과 반사율을 세밀히 달리하여 풍부하게 느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 [제작가구] 한솔홈데코 / 포그그레이
· [필름] 영림 / PX451

세 소재는 웜톤의 유사한 온도감을 가지지만, 가구 마감재와 필름으로 표면 질감이 다릅니다. 매트함과 은은한 광택을 교차시켜, 공간 전체의 톤앤매너를 단조롭지 않게 구성했습니다.

 
 
 

· [세라믹] TNP / CAMO WHITE
· [제작가구] 한솔홈데코 / 새틴 베이지

아일랜드와 홈바 하부장은 키큰장에 적용한 컬러보다 한 톤 낮춰 안정감을 주었고, 상부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밝아지는 그라데이션 효과로 공간에 깊이를 더했습니다. 세라믹 상판은 미색 바탕에 은은한 패턴이 흐르는 소재로, 세라믹의 유선형 패턴과 주방 입면의 곡선 게이트가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지며 공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달합니다.

 

가전, 또 하나의 마감재처럼

 
 

요즘은 인테리어를 진행할 때, 가전의 색상까지 디자이너에게 함께 의뢰하시는 고객님들이 많습니다. 이 집에서도 가전은 단순한 제품이 아닌, 주방의 톤을 완성하는 하나의 마감 요소로 다뤄졌습니다.

  • [냉장고] 삼성전자 / 비스포크 인피니트 라인 타임스 그레이즈

  • [오븐] 삼성전자 / 비스포크 큐커 오븐 35L 글램화이트

  • [후드] 팔멕 / 루멘175

삼성 비스포크 인피니티 냉장고는 고급스러운 스틸 질감이 키큰장의 포그그레이 컬러와 맞물려, 빛을 받을 때마다 부드럽게 은빛을 냅니다. 팔멕 주방 후드는 동일 계열의 매트 스틸로 가전 간의 반사 톤이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무아공간은 이처럼 가구·재료·가전을 하나의 톤으로 조율해, 주방이 ‘가전이 놓인 공간’이 아니라 가전까지 포함된 하나의 입면으로 읽히도록 했습니다.

 

빛으로 만드는 통일감

 

디자인팀에서는 설계 초기 단계에서 ‘빛의 균형’을 고려하며 디자인했습니다. “베이스 톤이 유사한 공간일수록, 조명의 색온도 차이가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인식 아래, 홈바를 포함한 주요 조명은 비슷한 색온도인 약 4000K로 통일했습니다.

주백색 조명이 반사될 때, 공간 전체가 부드럽고 안정된 온도로 읽힙니다. 빛의 반사 정도와 재료의 물성을 정밀하게 조율한 결과, 하나의 톤 안에서도 깊이감이 느껴지는 입체적인 주방이 완성되었습니다.

 

 

무아공간 프로젝트는 공간의 톤앤매너를 섬세하게 설계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질감과 온도까지 세심히 다듬기에 빛과 재료, 색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한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작은 차이를 읽어내는 감각, 그 섬세함이 공간의 완성도를 결정합니다.

 

 

무아공간 웹진은 ‘기능미학’관점에서 가족의 불편과 필요를 탐구하고, 디자인으로 그 해답을 제시하는 공간입니다. 앞으로 무아공간이 만들어갈 나다운 공간과 감각적인 스토리를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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