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할 曣, 30평대 연하우스

명륜동A빌라 고객님 인터뷰

명륜동의 어느 한 주택. 경찰로 15년 넘게 근무하시면서 두 아이들을 키워낸 부부의 첫 보금자리입니다. 북악산과 와룡공원, 종묘까지 이어지는 산세와 공기가 매력적인 이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계시다는 부부. 15년 거주한 추억 많은 집이 무아공간과 만나 밝고 컬러풀한 집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무아공간 임작가가 찾아간 고객님의 집을 함께 둘러보실까요?

 

우리집의 역사가 담긴 단 한 점의 그림

 

가족분들은 집이 새롭게 바뀌는 것을 기대하면서도, 이전 집의 추억마저도 간직하고 싶어 하는 양가적인 감정이 있으셨습니다. 그동안 함께했던 집의 이야기가 사라지는 게 아쉬우셨던 거겠죠. 공사 전 현장을 확인하다보니 벽 곳곳에 아이들의 키를 잰 흔적이나 낙서한 벽지들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디자인팀 임청하 작가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내었고 곧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가족의 흔적이 담긴 벽지들을 뜯어와서 캔버스 위에 그 벽지를 오려서 콜라주하고 페인팅을 더했더니 가족의 고유성이 담긴 멋진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드라마틱하게 구조가 바뀐 집

 

Q. 두 달간의 대장정 끝에 새롭게 바뀐 집, 처음 들어섰을 때 어떤 기분이셨나요?


아내 : 아, 정말 울컥했어요. 처음에 상담받을 때 제가 원했던 모습이 그대로 구현되어서, '내 평생 이런 집에서 살 수 있구나', ‘소원이 이루어졌구나’ 너무 감격했어요.

남편 : 실제 거주하던 집이었기 때문에 두 달 가량 밖에서 지내면서 고생을 많이 했죠. 그 생활을 참은 것 만큼 와서 보니까 다시 새 집에 이사 온 것 같고, 그래서 요즘에는 집에 일찍 들어오고 싶어요. 옛날에는 좀 안 들어오고 싶었는데 (웃음) 저는 아무래도 거실이 제일 좋아요. 창 밖 골목이랑 이어져서 일자로 주방과 이어지는 라인이 마음에 들어요.

 

복을 불러들이는 환한 현관

 

기존에는 현관문을 열면 공용부가 다 보이는 일반적인 구조였습니다. 무아공간은 집 전체의 구조를 바꾸면서 30평대임에도 복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내밀한 현관을 만들었습니다. 양 쪽에 신발장을 구성하고, 거울을 부착하는 등 공간을 밝게 만들고 정면에서는 우리 집만의 시그니처가 보이도록 파란색의 유리를 끼워 넣어 유니크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ㄱ자 주방의 대변신

기존에는 ㄱ자 주방과 다용도실이었던 공간을 허물고 11자 주방과 다이닝룸을 만들었는데요. 거실과 다이닝존을 양 측에 조닝해 공간을 분리했고, 그 사이에는 브릿지 공간 만들어 주방과 키큰장, 도어 등 기능 공간으로 단정히 채워넣었습니다. 찌글찌글했던 벽체는 일자로 정리되었고, 천장은 갈바륨을 활용해 바리솔 조명을 통으로 넣어 다른 주택에서 볼 수 없는 공간감을 자아내죠.

Q.상상했던 집과 실제 집이 비슷하신가요?


아내 : 똑같아요. 예전엔 좀 우중충하고 어두운 느낌이 있었는데, 지금은 환하면서도 아늑해요. 벽체도 너무 화이트하지 않고 미색이 섞여 있어서 세련되고 조화롭게 느껴져요. 특히 이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자랑 많이 해요. 사실은 다용도실이었잖아요. 이렇게 커지고 이런 식으로 변화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집이 정말 다른 집처럼 보이는데 그래도 낯설지 않게 또 아이들 작품도 같이 있어서 아늑해요.

남편 : 저는 거실도 마음에 드는데 이 라인 자체가 그냥 다 마음에 들어요. 개방감이 있으면서 이 창 밖에 골목 라인이 그대로 쭉 이어져서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이제 주방 쪽에서도 창 밖이 다 보이니까 좋아요.

 

아내를 위한 공간, 안방과 드레스룸

 

Q. 이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세요?


아내 : 저는 안방이요. 제가 다른 사람한테는 이 방 하나 문을 열면 보물창고가 나온다고 자랑하거든요. 이 방 하나에 제가 원하는 조건이 다 담겨 있어요. 드레스룸, 침실, 파우더룸, 샤워공간, 화장실 다 있어요.

저는 처음에는 이게 실물로 안 보고 시뮬레이션인 도면으로 봤잖아요. 너무 답답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생각 외로 하나도 답답함이 전혀 없어. 딱 맞춰서 방이 다 되는구나 깜짝 놀랐어요.

예전에는 신랑이 외출하고 온 옷을 둘 곳이 없으니까 거실에 어딘가에 올려두고 했는데 이제 그 지저분함이 없어졌어요. 퇴근하고 집에 오면 드레스룸에 옷을 걸고, 화장실에서 씻고, 침실로 가서 잠들 수 있어요.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니까 좋아요.

세면대도 밖으로 뺐잖아요. 처음에는 너무 걱정했었어요. 방이라는 인식이 있어서 좀 걱정을 했는데 그 선택이 신의 한 수 였어요. 따로 화장실로 들어가지 않아도 양치질, 손씻기, 세수까지 다 해결되니까 너무 편하고 좋아요.

예전엔 본인들 방이 없으니까 아이들이 들어와서 자고 저는 소파에서 자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소파에서 절대 안 자요. 차양도 잘 되서 푹 자요.

 

무아공간과 함께한 리모델링, 그 후

 

Q. 무아의 스타일링은 어떠셨나요?


남편 : 저는 처음에 저 거실 커텐 고를 때도 어울릴까 생각했는데 여기서 저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만지는 느낌도 좋고 색감도 자유롭더라고요. 아무도 저렇게 색을 일반 주택에서 과감하게 사용하지 않잖아요. 색감은 무아만의 장점인 것 같아요.

아내 : 이후에 애기방 스타일링은 제가 한다고 했었잖아요. 이후에 하면서 후회했어요. 그냥 한 번에 다 할걸… 처음에 오소장님이 그러셨어요. “ 다 버리셔야 됩니다.” 미련 없이 싹 다 버리셔야 합니다.” 저는 이 말을 이해를 못했었어요.

갖다놓고 이사 짐을 올려보니까 왜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어요. 새로 할 거면 정말 다 버리는게 맞는 것 같아요. 무아공간과 홈스타일링을 같이 해보니까 저는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웃음) 앞으로는 그냥 전문가한테 다 맡기기로 했어요.

목욕까지 깨끗하게 하고 왔는데 다시 더러운 옷을 입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집을 깨끗하게 만들면 패브릭이라던지 소품을 같이 하는게 더 한층 업그레이드 되는 것 같아서 저는 강력 추천해요. 역시 전문가한테 맡기는게 최고인 것 같아요.

저는 이제 끝났지만 우리 아이들이 크고, 결혼해서 집을 구하게 되면 저는 무아에서 해주고 싶어요. 애들이 처음을 시작하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저희가 느끼는 감정을 아이들도 느꼈으면 좋겠고 아이들도 자기만의 방이 생겼기 때문에 우리 큰 아이도 너무 만족해해요.

 

 

15년의 추억을 간직한 집, 아무리 노후화 되었다 하더라도 우리의 추억이 그대로 사라지는건 아쉽죠. 아이들의 낙서가 그려진 벽지를 떼어내서 그림으로 선물을 드렸던 무아공간 초창기의 애정이 많이 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무아공간 웹진은 가족과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낼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는 공간입니다. 앞으로 무아공간이 만들어갈 나다운 공간과 감각적인 스토리를 기대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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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예술촌에서 청담동으로